
본문 : 국민일보 - 윤민섭 기자
젠지·T1·한화생명 3강 구도 뚜렷
KT·농심 전력 보강도 퇴색한 모습
지난 16일 서울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상위 스플릿 경기에 농심 레드포스와 KT 롤스터 선수단이 입장하며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LCK 제공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연 2회 개최하던 시즌을 올해부터 1회로 통합하고 상·하위 스플릿 제도를 도입했다. 전반기 순위를 바탕으로 1~5위 팀은 상위 스플릿, 6~10위 팀은 하위 스플릿에 배정한 뒤 후반기에는 같은 스플릿 팀끼리만 대결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팀들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하다.
그런데 상위 스플릿에 속한 5개 팀 중에도 전력 차이가 크게 나서 승점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해졌다. LCK는 젠지와 T1, 한화생명의 3강(強) 구도가 뚜렷하다.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번갈아가며 우승하는 스페인 프로축구와 비슷한 형국인데 종목 특성상 나머지 팀들과의 전력 차이가 더 크게 난다. 이런 현상은 올해 더 두드러져서 같은 스플릿 팀끼리만 붙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3강이 그 외의 팀에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
때문에 상위 스플릿 KT와 농심은 전반기 시즌을 잘 치러서 상위 스플릿에 들어갔음에도 하반기 시즌이 울적한 나날뿐이다. 전패하거나 그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KT는 젠지·T1·한화생명에 모두 진 뒤 농심만 2번 잡았다. 농심을 만나기 전후로 6연패를 당했다. 농심은 후반기에 8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LCK 정규 시즌은 3판2선승제인데, KT와 농심은 3강 상대로 단 한 판도 따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니 처음 상위 스플릿에 들어가기 위해 벌였던 악전고투도 빛이 바랬다. “팀의 성향에 따라서는 전패에 가까운 상위 스플릿의 꼬리보다 기세를 탈 수 있는 하위 스플릿의 머리가 플레이오프 준비에 유리해 보인다”는 우스갯소리를 이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생겼다.
KT와 농심은 선수 교체를 통한 분위기 전환, 과감한 전략 변화 등 온갖 수를 써보며 3강 구도 부수기에 도전해봤지만 균열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연패 앞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경기 후 기자실을 찾는 KT 고동빈 감독과 농심 박승진 감독의 낯빛도 점점 어두워진다. 박승진 감독은 “열심히 연습해서 반등하는 것만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겠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