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 인벤 - 김병호 기자
유럽 발로란트 최상위 리그(VCT EMEA) 최초의 여성 프로 선수로 주목받았던 아바 '플로레센트' 유진이 성폭행 혐의를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더불어 피해자 측의 구체적인 폭로에도 불구하고 라이엇 게임즈가 소극적으로 대응을 하면서 해외 발로란트 팬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발로란트 e스포츠계는 충격적인 소식에 휩싸였다. 유럽 발로란트 최상위 리그(VCT EMEA) 팀 APEKS 소속의 프로 선수 아바 '플로레센트' 유진에게 성폭행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플로레센트'는 과거 게임 체인저스 리그(여성과 성소수자 선수들을 위한 e스포츠 리그)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2025 시즌 EMEA 리그에 합류, 발로란트 최상위 리그 최초의 여성 프로 선수라는 타이틀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혐의는 지난 5월 17일, '플로레센트'의 전 파트너 친구라고 밝힌 전 게임 체인저스 리그 프로 선수 마르셀린 'karie' 칼슨이 X(구 트위터)를 통해 처음 공론화했다. 칼슨은 '브릭(Brick)'이라는 익명의 여성을 대리하여 '플로레센트'가 '브릭'에게 원치 않는 성적 행위를 강요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체적인 상해까지 입혔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주장에 따르면, '플로레센트'는 명백한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성적 행위를 강행했으며, 이후에도 상대를 압박하여 다시 성관계를 가졌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 측은 문자 메시지 캡처본 등 증거 자료를 제시하며 '플로레센트'의 강압적인 행태를 폭로했다.
이에 대해 '플로레센트'는 5월 18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성폭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녀는 현재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리그 운영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5월 19일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성명을 통해 해당 혐의를 인지하고 있으며, 법 집행 기관의 조사에 협력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선수의 향후 리그 참가 자격을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라이엇 게임즈는 성명에서 '플로레센트'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고, 자체적인 조사 계획이나 임시 출전 정지 등의 구체적인 조치를 밝히지 않아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플로레센트'가 발로란트 최상위 리그인 VCT EMEA에 최초로 합류한 여성 프로 선수라는 점 때문에 라이엇 게임즈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유사한 성범죄 혐의를 받았던 남성 프로 선수 '시나트라'의 경우, 혐의가 제기되자마자 리그 출전이 정지되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해외 e스포츠 관계자들과 팬들은 라이엇 게임즈의 불투명하고 소극적인 대응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엇 게임즈가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플로레센트'의 특별한 지위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명확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선수 개인의 문제를 넘어, e스포츠 리그 운영사의 윤리적 책임과 사건 처리 기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팬들의 비판에 어떻게 응답하고,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