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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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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 2024 롤드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 | 라이엇 게임즈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페이커’ 이상혁의 이름과 이미지를 선거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상혁 소속 구단 T1은 강한 유감을 표하며 게시물 삭제 등 조치에 노력 중이라 밝혔다.

논란은 김 후보 측이 지난 5일 SNS를 통해 공개한 게시물에서 비롯됐다. 김 후보는 홍보물 촬영 소식을 전하며 “페이커도 다녀간 유명한 곳”이라는 글과 함께 이상혁을 연상케 하는 제스처와 문구가 담겼다. 특히 해시태그에 ‘#페이커’를 명시, 이상혁을 특정 짓는 이미지와 서사가 노골적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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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김문수 후보 엑스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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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김문수 후보 엑스 계정 캡처

 

T1 구단은 즉각 입장을 냈다.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최근 일부 정치 관련 콘텐츠에 ‘페이커’ 선수의 이미지 및 선수를 상징하는 문구가 사용된 사례가 확인됐다”며 “해당 선수는 특정 정치적 입장, 정당 혹은 정치 캠페인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페이커 선수의 이미지 또는 관련 표현이 특정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며 “위와 관련해 게시글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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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입장문. 사진 | T1

 

‘페이커’ 측은 김 후보 캠프 측에 게시물 삭제 등을 요청하는 서면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커’ 측 관계자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현재 (김 후보)캠프 쪽에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이상혁 선수의 초상권을 무단으로 쓴 것”이라며 “일반 기업이 아니라 정치 쪽이라 대응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정중하게 말을 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T1과 협의해 게시물 삭제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김 후보 캠프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물었지만 답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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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 생일 축하 이미지. 사진 | T1

 

이날은 공교롭게도 ‘페이커’의 29번째 생일날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선수 기념일에 부적절한 노출로 물의를 일으켰다’, ‘초상권과 명예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e스포츠업계와 법조계 일각에선 정치인이 사전 동의 없이 유명 선수의 이미지를 활용한 점에 대해 초상권 침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선거 캠페인이라는 민감한 목적에 유명인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공정성 훼손 및 명예 침해로도 해석될 수 있다.

‘페이커’는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선수이자, 글로벌 스타다. 개인의 정치적 입장과는 무관하게 발생한 이번 사태는 정치권의 유명인 이미지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kmg@sportsseoul.com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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