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판에 새 얼굴들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그 어느 해보다 신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데뷔 첫해임에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은 선수들이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즌 초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단연 디플러스 기아의 ‘시우’ 전시우와 BNK 피어엑스의 ‘디아블’ 남대근이다. 두 선수는 2007년생 17세 동갑내기. 올해 LCK 무대에 데뷔했지만 이미 베테랑 못잖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시우는 지난해 2군에서 주머니 속 송곳처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 콜업된 특급 유망주. 올 초 컵 대회에서 팀을 4강으로 이끌며 잠재력을 입증한 그는 정규 시즌 개막 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DN 프릭스전에서는 혼자서 상대를 모두 이기는 ‘펜타 킬’을 기록했다. 펜타 킬은 축구의 해트트릭에 빗댈 수 있는 기록이다. 전시우와 데뷔 2년 차인 ‘루시드’ 최용혁(20), 두 어린 선수가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에 디플러스 기아는 시즌 초반 5승1패, 단독 2위로 치고 나간다.
전시우는 세계 최고의 현역 프로게이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제우스’ 최우제(21)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최우제의 움직임을 작은 것 하나까지 모방하고 자신의 것으로 체화해 실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오는 27일 대결을 앞뒀다.
남대근의 활약도 전시우에 못잖다. 그는 BNK 피어엑스를 3승3패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연초 LCK컵에서 팀이 5전 전패로 조기 탈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그도 팀도 빠르게 일취월장한 셈이다.
고수진 해설위원은 “남대근을 보면 ‘데프트’ 김혁규(28)가 떠오른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신드롬의 주인공이기도 한 김혁규는 공격적 기풍(棋風)을 관철해 2022년 세계 정상에 오른 프로게이머. 김혁규 선수 역시 남대근을 두고 “경기의 유불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점이 나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남대근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남다른 자신감에서 온다. 그는 “항상 ‘내가 최고’라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한다”면서 올 시즌 퍼스트 팀 선정을 노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퍼스트 팀은 야구의 골든 글러브처럼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뜻한다.
T1의 ‘스매쉬’ 신금재(18)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신인이다. 그는 2군에서 기량을 갈고닦다가 올 초 마침내 1군 데뷔 기회를 잡았다. 그는 기존 주전인 ‘구마유시’ 이민형(23)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정균 감독은 가장 최근 경기였던 18일 BNK 피어엑스전에서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했다.
지난해 KT 롤스터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으며 2군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캐스팅’ 신민제(21·KT 롤스터)와 ‘함박’ 함유진(22), ‘하이프’ 변정현(21·이상 OK 저축은행 브리온)도 1군에서 자신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칼릭스’ 선현빈(18·농심 레드포스)도 1군에 합류했다. 지난해 LCK 무대에 잠시 얼굴을 비추기만 했던 선현빈은 이후 줄곧 2군에서 실력을 연마하다가 최근 2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