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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월드컵’ 윤곽… 역대급 상금 예고
50조원 투자해 e스포츠 지구 건설 중
세계 최대 규모 경기장 건설도
사우디아라비아가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올 여름부터 수도 리야드에서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상금을 걸고 매년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대회 윤곽이 조금씩 잡혀가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e스포츠 경기장도 건설 중이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사우디가 올 여름 개최할 e스포츠 월드컵이 조금씩 윤곽을 갖춰가고 있다. e스포츠 월드컵 소셜미디어(SNS)에는 ‘스타크래프트2′와 ‘카운터스트라이크2′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18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ESL 마스터스 서머와 윈터 우승자인 ‘세랄’ 요나 소탈라와 ‘클렘’ 클레망 데플랑슈의 출전이 확정됐다.
e스포츠 월드컵은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인 미국 라이엇 게임즈와도 참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 월드컵을 비롯한 다양한 토너먼트 주최 측과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팀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확정된 것은 없으며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스포츠 월드컵은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연맹이 작년 개최했던 ‘게이머스8′의 후속 대회다. 작년 7월 개최된 ‘게이머스8′의 경우 상금이 4500만달러(590억원) 규모로 총 12개 종목으로 치러졌다.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게이머스8 대신 e스포츠 월드컵을 매년 열겠다고 밝히면서 “e스포츠 월드컵은 게임 및 e스포츠의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사우디 여정의 다음 단계”라며 “경제 다각화, 관광 부문 성장, 일자리 창출 등 ‘비전 2030′ 목표 실현을 위한 전진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e스포츠 경기장도 건설 중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건축회사 파퓰러스(populous)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우디에 새로 건설될 e스포츠 경기장을 소개했다. 스타디움의 이름은 지역명을 딴 ‘키디야 시티 이스포츠 아레나(Qiddiya City Esports Arena)’로 e스포츠 월드컵을 포함해 국내 및 국제 e스포츠 행사의 개최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총 수용인원은 5155석으로, 지난해 아시안게임이 열린 항저우 e스포츠 센터(5000석)보다 많다. 최고의 시야를 제공하기 위해 시야선 연구를 진행했고, 화면 위치를 다양하게 조정했다는 게 파퓰러스 측의 설명이다. 전 방향 영상 스크린에 진동까지 느낄 수 있는 4D 시트도 제공한다.
키디야 시티 e스포츠 아레나는 15만평 규모의 ‘e스포츠 지구’ 안에 건설된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더 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PIF)’는 산하 새비게임스그룹(Savvy Games Group)을 주축으로 오는 2030년까지 380억달러(5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사우디에 게임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e스포츠 지구에 숙식 시설을 대거 조성해 현지에 입주할 20여개 프로게임단과 30개 이상의 게임사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토대로 매년 10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수 있는 e스포츠 특화 관광 지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사우디는 이미 한국 e스포츠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부산시에 본부를 둔 국제e스포츠연맹(IeSF)은 지난해 말 신임 협회장으로 사우디 왕족이자 자국 전자·마인드스포츠 연맹(SAFEIS) 회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알 사우드 사우디를 선출했다. IeSF는 2008년 설립 당시 한국이 주축이 된 곳으로 설립 직후 10년 동안 한국인들이 회장을 맡았는데, 사우디의 입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의 게임 산업은 매우 초기 단계지만 ‘불도저’처럼 투자하고 있다”면서 “최고의 인재들과 지식재산을 놓고 텐센트, 마이크로소프트, 소니와 같은 거대 기업과 경쟁하면서 게임업계에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