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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후원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선수단/사진=이소라 기자

2023년은 e스포츠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해였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e스포츠가 스포츠로 인정 받았습니다. 또한 '페이커' 이상혁은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널리 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대로라면 e스포츠는 꽃길만 걸을 것 같지만, 2024년 e스포츠는 격변을 맞이할 듯 보입니다. 위상은 높아졌지만 산업으로의 규모는 줄어들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입니다.

지출 줄이는 게임단

리그 오브 레전드 씬에서 2023년만큼 스토브리그가 조용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한 T1이 전원 재계약에 성공하며 FA 시장이 잠잠했던 것도 있지만, 팀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대형 영입이 거의 없었던 것도 한몫 했습니다.

이번 FA 시장에는 '캐니언' 김건부가 젠지e스포츠행을 택한 것만이 크게 보도됐을 뿐 대체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다수의 선수를 영입한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e스포츠도 기존 선수들의 연봉을 다 합친다면 크게 지출을 늘리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하위권 팀들은 영입보다는 아카데미나 2군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콜업해 라인업을 꾸렸습니다. 2024년에는 최대한 지출을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게임단을 운영하던 팀들도 종목을 정리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몸집을 줄이면서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내실 다지는 게임사들, e스포츠 투자 규모는 줄어들 듯

2024년 국내 게임사들은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줄여나가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으로 e스포츠에 적극적이었던 넥슨과 크래프톤이 규모를 줄여가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바뀌는 게임성 때문에 리그 역시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리 예정된 글로벌 리그도 무기한으로 미뤄지는 등 e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축소되는 움직임입니다. 크래프톤 역시 프로팀 지원금 제도를 없앨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글로벌 파트너 팀을 두팀 더 늘리고 국제 대회 개최 빈도를 높인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e스포츠에 투자하는 금액은 2023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금액 감소가 무조건 e스포츠 산업의 축소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오히려 역량과 자본금을 집중시키면서 내실을 다져 e스포츠 시장이 더 커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다행히 지방자체단체들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정부 역시 윤석렬 대통령까지 나서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드컵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사회적인 위상은 더욱 좋아지고 있습니다.

e스포츠 관계자는 "최근 게임단과 게임사들이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러가지 지표로 봤을 때 e스포츠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2024년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